다리가 무겁고 붓거나, 종아리에 파랗게 튀어나온 정맥이 보이기 시작하면 정맥류를 의심하게 됩니다. 이럴 때 디오스민이나 말밤종자추출물 같은 '먹는 정맥 영양제'를 알아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성분들은 다리 무거움이나 부종 같은 증상을 줄이는 데는 실제로 근거가 있습니다. 다만 이미 늘어난 정맥 판막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하므로, 증상 관리와 모양 개선은 서로 다른 목표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두시면 좋습니다.
정맥류는 왜 생길까
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이 손상되면서 시작됩니다. 판막은 혈액이 심장 쪽으로만 흐르도록 막아주는 문 역할을 하는데, 이 문이 손상되면 혈액이 역류해 정맥 안에 고이고, 그 압력 때문에 정맥이 팽창하고 구불거리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번 손상된 판막은 약으로 다시 붙거나 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양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판막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판막 손상으로 생긴 증상을 완화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디오스민, 증상 완화 근거는 이렇습니다
디오스민(450mg)과 헤스페리딘(50mg)을 함께 투여하는 조합은 Cochrane의 정맥활성약(phlebotonics)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56개 무작위대조시험, 총 7,690명을 종합 분석한 결과 다리 부종·통증·피로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인 임상 보고 중에는 디오스민 투여 후 다리 통증이 4주 시점에 최소 30% 줄고, 12주 시점에는 85.4%까지 줄었다는 389명 규모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증상이 줄어든 정도를 본 것이고, 정맥 자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밤종자추출물(에스신)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말밤종자추출물은 표준화된 에스신(aescin) 성분을 통해 항염증·항부종 작용과 미세순환 개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ochrane 문헌고찰에서는 위약 대조 임상 전반에서 다리 부종·통증·피로를 유의하게 개선했고, 그 효과가 압박스타킹 같은 압박치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말밤종자추출물 투여 후에는 발목·종아리 둘레 같은 다리 부피가 줄어든 보고도 있고, 정맥 궤양 환자에서는 상처 드레싱 빈도와 치료 비용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증상과 관리 부담을 줄이는 효과이지, 판막 손상을 되돌리는 효과는 아닙니다.
다만 판막 자체는 되돌리지 못합니다
정맥활성약이 근본 원인인 판막 손상까지 되돌리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조금씩 갈립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여러 문헌을 종합하면, 이런 성분의 역할은 증상 완화 쪽에 무게가 실려 있고, 판막 기능을 다시 세우는 근본 치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입니다.
그러니 '이 영양제를 먹으면 튀어나온 정맥이 다시 들어간다'는 기대는 접어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대신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치로 접근하시면 실망이 적습니다.
증상 관리와 모양 개선은 목표가 다릅니다
정맥류 증상이 심하거나 미용상 모양 자체가 고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주파 열폐쇄술(radiofrequency ablation)이나 혈관 내 레이저 시술(endovenous laser) 같은 최소침습 시술은 Journal of Vascular Surgery 메타분석(29개 임상)에서 정맥 폐쇄율이 90~100%에 달하고, 회복이 빠르며 장기 재발률도 낮은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정맥활성약은 이런 시술을 대체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시술 전후나 경증 증상 단계에서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보조적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정맥류가 심하거나 미용상 목표가 크다면 영양제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혈관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옵션을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먹는 관리, 시술 비교하면
증상 관리와 모양 개선을 표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에게 필요할까: 자가 점검
정맥류로 먹는 관리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아래 순서로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신호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다면 영양제로 넘기지 말고 병원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정맥류에 먹는 관리가 아무 의미 없는 것도,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다리 무거움과 부종 같은 증상에는 실제로 쌓인 근거가 있으니 먼저 시도해볼 만하고, 다만 판막 손상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한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