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카드나 USB 메모리를 사려고 쇼핑몰 상품 페이지를 열어보면 Class10, UHS-I, U3, V30, A2 같은 마크가 한 상품에 서너 개씩 붙어 있어서 뭘 봐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집니다. 게다가 같은 128GB인데 가격이 3~4배씩 차이 나는 제품도 있고, 너무 싼 대용량 카드를 샀다가 실제로는 표기보다 훨씬 적은 용량이었다는 후기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헷갈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표기 체계가 하나가 아니라 시대별로 새로 생겨서 겹쳐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Speed Class는 2000년대 초반 표기, UHS와 Video Speed Class는 SDHC·SDXC 이후 표기, App Performance Class는 스마트폰용으로 2017년에야 추가됐습니다. 마크를 하나씩 뜯어보면 오히려 단순합니다.
표기가 왜 이렇게 여러 개일까
브랜드마다 다른 게 아니라 시대별로 새 체계가 추가되며 겹쳐 쓰이는 것뿐입니다
표에서 보듯 UHS Speed Class의 U3와 Video Speed Class의 V30은 둘 다 최소 쓰기속도 30MB/s를 뜻하는 동일한 기준입니다. 카드 뒷면에 U3와 V30이 함께 찍혀 있어도 이상한 게 아니라 같은 조건을 두 체계로 중복 표기한 것뿐이니,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조건을 만족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읽기 속도(큰 숫자)에 속지 마세요
제품 패키지에 크게 적힌 '170MB/s' 같은 숫자는 대부분 최대 읽기 속도입니다. 하지만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블랙박스가 상시 녹화할 때 실제로 중요한 건 쓰기 속도이고, 이걸 보장하는 게 앞서 본 Class·UHS·V 표기입니다. 읽기 속도만 보고 고르면 정작 연속 촬영이나 4K 녹화 중에 버퍼가 밀려 촬영이 끊기거나 파일이 깨지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카메라·블랙박스·드론용을 고를 땐 큰 숫자보다 V30·U3 같은 최소 쓰기속도 마크를 먼저 확인하세요.
용도별로 뭘 사야 하나
블랙박스는 특히 용량보다 내구성이 더 중요한 품목입니다. 차량 실내 온도가 여름철 90℃ 가까이 오르는 환경에서 상시 녹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일반 저장용 카드보다는 블랙박스 전용으로 나온 고내구 라인을 우선하고, 사용 기간이 1년을 넘겼다면 화면이 멀쩡해 보여도 한 번씩 포맷하거나 교체를 고려하는 게 안전합니다.
SD카드 vs microSD, 뭐가 다른가
표준 SD카드는 24×32mm, microSD는 11×15mm로 훨씬 작고, 아래쪽 접점 핀도 UHS-I 이전 규격은 8핀, UHS-II·III는 16핀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microSD는 어댑터를 끼우면 SD 슬롯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고, 같은 용량이면 표준 SD보다 대략 3분의 1 가격대로 더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같은 등급 표기라도 제조사에 따라 실제 속도가 다르게 나온다는 사용자 보고가 있습니다 — 등급 마크는 어디까지나 최소 보장치일 뿐이라 제조사 발표 스펙 자체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4K 촬영처럼 속도가 중요한 용도라면 등급만 보지 말고 제조사가 공개한 실제 쓰기속도 스펙까지 한 번 더 비교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용량이 커지면 포맷도 달라진다 — exFAT
32GB를 넘는 SDXC 카드는 대부분 exFAT으로 포맷돼 나옵니다. Windows와 Mac을 함께 쓸 계획이라면 exFAT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맞습니다. NTFS로 바꾸면 Mac에서는 읽기만 되고 쓰기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오래된 기기(구형 카메라·차량 인포테인먼트 등)는 FAT32까지만 인식하는 경우도 있어 호환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포맷이든 변경하면 카드 안의 데이터가 전부 지워지니, 포맷 전에는 반드시 중요한 파일부터 백업해 두세요.
가짜 대용량 카드, 외관부터 의심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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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메모리 규격, 이름이 헷갈릴 때
USB 3.x는 이름이 자주 바뀌었을 뿐 속도 등급 자체는 셋으로 정리됩니다. 또한 USB 3.0 포트는 이전 규격인 USB 2.0 기기와도 그대로 호환되니, 오래된 USB메모리를 최신 포트에 꽂아도 문제없이 인식됩니다. 포트 색상으로 구분하는 방법도 흔히 쓰이는데, 파란색 포트는 USB 3.0 계열인 경우가 많아 빠르게 구분할 때 참고할 만합니다.
카드리더기도 규격을 맞춰야 합니다
64GB 이상 SDXC 카드를 쓴다면 카드리더기도 SDXC를 지원해야 인식이 됩니다. SDHC까지만 지원하는 구형 리더기에 SDXC 카드를 꽂으면 아예 인식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리더기를 새로 살 땐 'SD/SDHC/SDXC 지원' 표기를 확인하세요. 속도 차이도 큽니다 — 같은 카드라도 USB 2.0 리더기는 최대 20MB/s, USB 3.0 리더기는 94MB/s까지 나오는 걸로 보고돼, 대용량 4K 영상 파일을 자주 옮긴다면 USB 3.0 이상 리더기 쪽이 체감 차이가 큽니다.
구매할 때 이것만은 조심하세요
결국 카드 뒷면 마크는 몇 개 안 됩니다. Class·UHS·V는 최소 쓰기속도, A는 스마트폰 성능을 뜻하고, 나머지는 크기·포맷·리더기 호환 문제일 뿐입니다. 이 정도만 읽을 줄 알면 필요 이상으로 비싼 카드를 사는 과소비도, 표기만 그럴싸한 가짜 대용량 카드도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