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인플루언서가 광고라는 사실을 숨기고 제품을 소개하면 '뒷광고'라 불리며 논란이 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벌 대상이 되고, 사실이 드러나면 채널의 신뢰에도 타격이 갑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정보 프로그램과 홈쇼핑 판매방송이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제품을 다루는 연계편성은 성격이 비슷해 보이는데도 처벌 사례가 없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규제의 구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두 규제, 나란히 놓고 보면
두 사례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표에서 보듯 가장 큰 차이는 근거가 있는가입니다. 유튜브는 표시광고법이라는 명확한 법률과 공정거래위원회라는 집행 기관이 있지만, 방송은 방송법에 협찬이라는 용어의 정의만 있을 뿐 이를 규제하는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2018년, 이미 나온 진단
이 공백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닙니다. 2018년 이효성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은 연계편성에 대해 협찬주가 한 일로 법에 규제 내용이 없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규제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그 뒤로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연계편성 실태를 모니터링해 왔습니다. 다만 조사는 계속됐어도 이를 근거로 한 제재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가 축적되는 동안에도 방송법 자체에는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조사와 입법 사이의 이 거리가, 지금까지 이 격차가 유지돼 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규모로 보면
규제가 없는 사이 연계편성 규모는 계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중 연계편성이 2020년 169건에서 2023년 838건으로 늘었다는 수치와, 2024년 7월 전체 935회라는 집계는 서로 다른 조사지만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연계편성이 줄기보다는 늘어나는 흐름에 있다는 뜻입니다.
제재는 표현에서만 갈립니다
연계편성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판매방송 안에서의 표현은 별도로 심의됩니다. 경도인지장애 관련 표현으로 효능을 설명한 판매방송에 NS·현대·GS샵·홈앤쇼핑 4개사가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고, 동물실험 결과를 인체 효능처럼 설명한 관절 건강기능식품 판매방송 2건도 같은 수위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즉 지금 작동하는 심의 기준은 협찬을 받았는가가 아니라 방송에서 한 설명이 사실과 다른가입니다. 협찬을 받아 편성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제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언론이 반복해 온 지적
이 비대칭은 새로운 지적이 아닙니다. 유튜브 뒷광고도 처벌받는데 홈쇼핑 연계편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여러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규제가 바뀌지 않은 채로 이 지적만 쌓여 온 셈입니다. 지적이 나온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방송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지적이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가, 제도가 아직 이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협찬연구소는 이 지적에 편성 시각 데이터를 더해,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려 합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절차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 시청자가 유튜브와 방송을 같은 기준으로 보려면 아래 절차가 도움이 됩니다.
확인하는 법
지금 보고 있는 콘텐츠가 어느 규제를 받는지 헷갈린다면 아래 순서로 짚어보면 됩니다.
이 비교가 협찬을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규제 비대칭을 짚는다고 해서 협찬 자체를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협찬은 방송사가 제작비를 조달하는 정상적인 방법이고, 낮 시간대 정보 프로그램 다수가 외주제작사의 자체 제작비 조달 구조로 만들어지는 현실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짚어야 할 지점은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유튜브에는 있는 처벌 근거가 방송에는 없다는 제도 설계입니다. 이 차이를 안다고 방송을 안 볼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보고 있는 설명이 어떤 재원으로 만들어졌는지 가늠할 최소한의 단서는 시청자에게도 필요합니다.
격차는 남아 있습니다
정리하면 유튜브와 방송은 비슷한 구조에서 다른 법을 적용받습니다. 유튜브는 표시광고법이 처벌 근거가 되지만, 방송은 방송법에 협찬의 정의만 있을 뿐 규제 조항이 없습니다.
이 격차가 언제 좁혀질지는 협찬연구소가 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그 사이 편성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기록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의 편성표를 나란히 남겨두는 일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판단은 그 기록을 보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 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