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E와 셀레늄은 항산화제로 잘 알려져 종합비타민에 흔히 들어가는 성분입니다. 다만 '얼마나 먹어야 적당한지'를 물으면 답이 쉽지 않습니다. 이 질문에 근거를 준 것이 SELECT라는 대규모 임상시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음식과 종합비타민 수준으로 드시는 건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예방 목적으로 고용량 단일제를 오래 드시는 경우이며, 그 경계가 정확히 어디인지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SELECT 시험이 뭔가요
Selenium and Vitamin E Cancer Prevention Trial(SELECT)은 미국 NIH가 1억 1,400만 달러를 투자해 35,5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시험입니다. 비타민E와 셀레늄을 단독 또는 함께 복용했을 때 전립선암을 예방하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결과는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끝났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 시험이 중단됐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암 예방이라는 목표 아래 대규모로 진행된 시험이었던 만큼, 이 결과는 이후 영양제 섭취 기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타민E 단독군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비타민E만 하루 400IU씩 복용한 남성군에서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17%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1,000인년당 1.6건의 추가 사례로 크지는 않지만, 방향이 '예방'이 아니라 '위험 증가' 쪽이었다는 점이 이 시험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쓰인 400IU는 비타민E 상한섭취량(1,000IU) 이하의 용량이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상한선 이하라도 예방 목적의 장기 고용량 복용에서는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셀레늄도 이득은 없었습니다
셀레늄군은 전체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없었을 뿐 아니라, 고등급 전립선암 위험이 오히려 높아지고 제2형 당뇨병 발생률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방 목적의 고용량 셀레늄 보충이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비타민E·셀레늄 자체가 위험한 건 아닙니다
이 결과만 보고 비타민E나 셀레늄을 아예 멀리해야 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SELECT는 '건강한 남성의 암 예방' 목적으로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음식이나 종합비타민에 포함된 정도의 양을 챙기는 것은 이 시험의 대상과 다릅니다.
정리하면 음식과 종합비타민 수준으로 드시는 건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쪽은 예방 목적으로 비타민E나 셀레늄을 단일 성분으로, 고용량으로, 오랜 기간 따로 챙겨 먹는 경우입니다. 상한섭취량만 넘기지 않으면 대부분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한국 성인의 셀레늄 상한섭취량은 하루 400마이크로그램(µg)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인의 셀레늄 섭취 부족이 우려됐지만, 최근에는 육류·밀가공식품·견과류(브라질너트 등) 섭취가 늘면서 일반적인 식단만으로도 상당량의 셀레늄이 채워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셀레늄은 결핍이 확인된 경우에는 보충하는 의미가 있지만, 예방 목적의 고용량 섭취는 권하지 않습니다. 비타민E의 상한섭취량은 하루 1,000IU(약 900mg, d-알파토코페롤 기준)로, 이를 넘는 장기 복용은 출혈 위험 같은 독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E·셀레늄 같은 지용성 성분이나 축적성 성분은 간이나 지방조직에 저장되는 특성이 있어, 매일 조금씩이라도 상한선을 넘기고 있다면 체내에 서서히 쌓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영양제를 동시에 먹고 있다면 중복 함량을 합산해보는 습관이 특히 중요합니다.
결핍이 확인된 경우라면 다릅니다
SELECT 시험은 건강한 사람의 예방 목적으로 진행된 연구입니다. 이미 비타민E나 셀레늄 결핍이 혈액검사로 확인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결핍을 치료할 목적의 보충은 예방 목적의 고용량 장기 복용과는 별개의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니, 결핍이 확인됐다면 의료진이 권하는 용량을 따르시면 됩니다.
얼마나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순서
의료진 상담이 필요한 신호
비타민E와 셀레늄 자체를 피해야 할 성분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과 종합비타민 수준으로 드시는 건 문제되지 않고, 상한섭취량 안에서는 대부분 안전합니다. 다만 예방 목적으로 단일 성분을 고용량으로 오래 드시고 계셨다면, 이번 기회에 용량과 목적을 한 번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