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안 해도 근육이 는다'는 문구로 광고되는 성분 중 하나가 베타하이드록시베타메틸부티레이트(HMB)입니다. 특히 고령자 근감소증(sarcopenia) 관리 목적으로 많이 팔리는데, 실제 임상 근거는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침상안정이나 수술 후 재활처럼 근손실이 급격히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근거가 있는 편이지만, 건강한 고령자가 일상적으로 근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라면 운동 없이 HMB만으로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HMB가 근육을 지킨다는 기전
HMB는 필수아미노산 류신의 대사산물로, 근단백질을 분해하는 경로(ubiquitin-proteasome)를 억제하고 단백질 합성 신호(mTOR)를 보조하는 것으로 제안됩니다. 다만 이 기전은 주로 체외·동물 모델에서 확인된 것이라, 인체에서의 실제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침상안정처럼 근단백질 분해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이 억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지만, 평소 근손실 속도가 느린 건강한 상태에서는 같은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침상안정·재활 등 급성 상황에서는 근거가 있는 편입니다
2013년 발표된 RCT는 건강한 고령자(60~76세) 24명을 10일간 침상안정 상태로 두면서 HMB 3g을 하루 복용시킨 결과, 위약군보다 제지방량(lean body mass) 감소를 유의하게 억제했습니다. 다만 표본이 24명으로 작고 10일이라는 단기 연구라, 근력이나 보행 같은 기능 지표까지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이 연구에서 쓰인 용량은 하루 3g을 나눠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후 다른 임상에서도 비슷한 용량이 기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2017년 발표된 연구도 고관절 골절 후 재활 중인 65세 이상 환자 107명에게 HMB가 포함된 복합 영양 보충(단백질·미량영양소 등)을 제공했더니 근량과 영양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여러 영양소를 함께 준 복합 개입이라, HMB만의 기여도를 따로 떼어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건강한 고령자 일상 목적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2021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AJCN)에 발표된 연구는 저근량 고령 여성(65~79세) 156명을 대상으로 12~16주간 저항운동 없이 HMB만 보충했을 때, 근량·근력·보행속도 등 대부분의 기능 지표에서 위약과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보행속도에서만 미세한 개선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HMB는 저항운동이나 충분한 단백질·에너지 섭취를 대체하지 못하며, 고령자 근감소증 관리의 1차 수단은 어디까지나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HMB는 그 위에 더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정리하면 HMB는 상황에 따라 근거 수준이 크게 다른 성분입니다. 급성 근손실 상황과 건강한 일상 관리를 구분해서 접근해야, 광고가 뭉뚱그린 기대치를 걷어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복합 제품, 성분 전체를 봐야 합니다
HMB는 대개 단백질·비타민D 등 다른 영양소가 함께 든 복합 제품으로 판매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HMB 단독의 효과라기보다 전체 성분의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20g 이상이 함께 든 제품이라면, 근육 유지 효과가 HMB보다 단백질 섭취량 증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함량, 당 함량(당뇨가 있다면 주의), 알레르기 원료,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을 라벨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성에서 확인할 점
단기(8~12주) 연구에서는 대체로 내약성이 양호했지만, 3개월 이상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전성 자료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HMB는 단백질 대사산물이라 신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있다면 복용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하고, 특히 중증 신장질환(eGFR 30 미만)이라면 개별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광고와 국내 표시 규정
'운동 없이도 근육이 늘어난다',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같은 광고 문구는 지금까지의 임상 근거와 어긋납니다. 근감소증은 의료 진단 용어이므로 건강기능식품이 '치료'를 표현하는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국내에서는 원료·제품별로 인정된 기능성 문구와 일일섭취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제품 라벨에서 개별인정 번호와 표시 문구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런 신호는 보충제보다 진료가 먼저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갑작스러운 근력 저하, 기능 악화가 있다면 HMB 같은 보충제로 접근하기보다 의료진의 질환 평가가 먼저입니다. 악성종양, 갑상선질환, 만성질환, 약물 부작용 등이 근감소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필요할까? 자가 판단
아래에 해당할수록 시도해볼 근거가 있는 쪽입니다.
HMB는 '아무 근거 없는 성분'도 '먹기만 해도 근육이 느는 성분'도 아닙니다. 근손실이 급한 상황에서는 시도해볼 근거가 있지만, 건강한 일상에서는 운동과 단백질 섭취가 먼저이고 HMB는 그 보조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