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뻑뻑하고 시린 안구건조증 때문에 오메가3(EPA·DHA)를 챙겨 먹기 시작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눈물막을 채워준다는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리기 때문인데, 실제로 가장 크게 진행된 임상시험은 다른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535명을 12개월간 추적한 대규모 임상(DREAM)에서 오메가3는 위약(가짜약)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은 효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오메가3가 해롭다'거나 '전혀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서, 정확히 무엇이 확인됐고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기전부터: 눈물막과 오메가3의 관계
눈물막은 기름층(지질층)·수성층·점액층 세 겹으로 이뤄져 있고, 이 중 지질층이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EPA·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은 이 지질층 형성에 관여하고 안구 표면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생화학적 기전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눈물이 빨리 마르는 것을 막아주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DREAM 임상,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검증
이 기전이 실제로 통하는지를 가장 크게 검증한 연구가 DREAM(Dry Eye Assessment and Management) 임상입니다.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경증~중등증 안구건조증 환자 535명을 등록해 오메가3와 위약(올리브유)에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한 이중맹검 RCT로, 안구건조증 분야에서는 최대 규모 시험입니다. 투여된 오메가3 용량은 하루 EPA 2g과 DHA 1g, 합쳐서 3g이었습니다.
결과: 위약보다 나은 효과는 없었다
1차 분석 결과, 오메가3 그룹은 안구 불편감·건조감 같은 증상과 Schirmer 검사·각결막 상피 손상 같은 임상 징후 모두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대규모 표본으로 진행된 만큼 통계적 검정력이 높은 연구였고, 그럼에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결과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정확히 짚어야 할 표현이 있습니다. 이 결과는 '오메가3가 효과 없다'가 아니라 '위약보다 더 나은 효과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올리브유 위약 자체도 어느 정도 눈물막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고, 두 그룹 모두 증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지표가 좋아져도 체감 증상은 다를 수 있다는 대리지표(surrogate endpoint) 문제와도 비슷합니다.
중단해도 나빠지지 않았다는 연장 연구
DREAM 연구팀은 이후 연장 연구를 통해, 12개월간 오메가3를 복용한 환자 중 일부가 추가 12개월간 복용을 중단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했습니다. 중단한 그룹은 계속 복용한 그룹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악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오메가3 복용을 그만둬도 안전하다는 뜻이지, 애초에 예방이나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근거는 아닙니다.
그럼 인공눈물이 먼저입니다
미국안과학회(AAO) 등 의료 지침에서 안구건조증의 1차 치료로 꼽는 것은 인공눈물이며, 오메가3 같은 보충제는 보조적 수단으로만 고려됩니다. '오메가3로 안구건조증을 해결한다'는 광고 문구는 지금까지 근거로는 뒷받침되지 않으니, 증상이 있다면 인공눈물부터 시도해보고 개선이 부족할 때 다른 방법을 더하는 순서가 근거에 맞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원인이 하나가 아닙니다
DREAM 결과가 '오메가3는 무조건 무의미하다'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지질층 결핍, 수성층 결핍, 염증, 눈꺼풀 기능이상(마이봄샘 기능이상 등) 같은 여러 원인이 겹쳐 나타나는 다원인 질환입니다. 오메가3 단독 보충이 모든 환자에게 통하지 않는 건 당연할 수 있고, 특정 원인이 두드러진 사람에게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근거가 아니라 가능성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도 시도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인공눈물을 꾸준히 쓰는데도 불편함이 계속되고, 다른 위험이 특별히 없다면 오메가3를 함께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손해는 아닙니다. 다만 '오메가3만으로 해결된다'는 기대보다는 인공눈물·환경 관리(가습, 화면 사용 습관)와 함께 병행하는 보조 수단으로 접근하시는 게 정직한 방향입니다. 혈액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거나 다른 지병이 있다면 새로 오메가3를 추가하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인공눈물 외에 눈꺼풀을 따뜻하게 데우는 온찜질, 실내 가습, 화면을 볼 때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이는 습관도 위험 없이 시도할 수 있는 기본 관리로 흔히 권장됩니다. 오메가3를 고려하기 전에 이런 관리부터 몇 주 이상 해보셨는지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럼에도 오메가3를 시도한다면, 인공눈물과 기본 관리를 꾸준히 병행했는데도 불편함이 남는 경우가 근거에 맞는 조건입니다. DREAM에서 쓰인 EPA 2g·DHA 1g은 일반 제품보다 높은 편이니 라벨의 함량을 직접 확인하시고, 기름 성분이라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와 위장 편안함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구건조증 치료'처럼 단정하는 광고 문구는 국내 기능성 표시기준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나에게 필요할까: 자가 판단
안과 진료가 필요한 신호
인공눈물을 써도 통증이 심하거나,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붓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 건조 증상을 넘어선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충제나 인공눈물로 자가 관리할 범위가 아니니 안과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받아야 합니다.
화면을 오래 보면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 눈물막이 더 빨리 마른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인공눈물과 생활습관 관리를 기본으로 하고, 오메가3는 그 위에 더해볼 수 있는 보조 선택지 정도로 받아들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