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건강을 챙기려고 유산균부터 사는 분들이 많지만, 정작 유산균이 장에서 오래 살아남고 제 역할을 하려면 먹이가 필요합니다. 그 먹이 역할을 하는 것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이고,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과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설계한 제품을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고 부릅니다.
세 단어가 비슷하게 들려서 헷갈리기 쉬운데, 국제 학술기구인 ISAPP(국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과학협회)가 각각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부터 확인하면 제품 라벨을 읽을 때 훨씬 수월해집니다. 정의, 대표 성분, 하루 섭취량, 초기 반응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란 무엇인가
ISAPP은 2016년 발표한 합의문에서 프리바이오틱스를 '사람의 위산과 소장의 효소에 의해 소화되지 않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 선택적으로 분해되어 숙주 미생물의 생장과 활성을 촉진하는 물질'로 정의합니다. 핵심은 '선택적으로'라는 단어입니다. 유익균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프리바이오틱스로 인정됩니다.
그래서 식이섬유라고 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아닙니다. 셀룰로스처럼 장내 미생물이 거의 이용하지 못하는 섬유도 있고, 유익균을 선택적으로 키우는 섬유도 있습니다. 후자만 프리바이오틱스로 분류된다는 점이 이 정의의 핵심 조건입니다.
종류와 하루 권장 섭취량
대표적인 프리바이오틱스는 치커리 뿌리에서 추출하는 이눌린, 프락토올리고당(FOS), 갈락토올리고당(GOS),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입니다. 원료마다 권장 섭취량이 조금씩 다르므로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공전은 프락토올리고당의 경우 하루 3~8g을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처음 먹는다면 이 범위의 아래쪽인 2~3g부터 시작해 며칠 간격으로 늘려가는 편이 배가 덜 놀랍니다.
먹기 시작하면 배에 가스가 차는 이유
프리바이오틱스를 처음 먹으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라기보다, 그동안 먹이가 부족했던 유익균이 갑자기 들어온 먹이를 발효시키며 활동을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1~2주 꾸준히 먹으면 장이 적응하면서 증상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다만 과민성장증후군(IBS)이 있거나 포드맵(FODMAP)에 민감한 분이라면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눌린은 포드맵 중 프락탄 계열에 속해 민감한 장에서는 적응 기간이 지나도 불편함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2~3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눌린 대신 GOS 등 다른 종류로 바꿔보거나, 우선 복용량을 더 줄여 시도해보는 편을 권합니다.
신바이오틱스는 단순히 섞은 제품이 아니다
신바이오틱스는 ISAPP이 2019년 정의를 정리했습니다. '살아있는 미생물과 기질이 혼합되어 있으며, 그 기질이 숙주 미생물에 의해 선택적으로 이용되어 건강 이익을 주는 제제'입니다. 단순히 유산균 캡슐 옆에 프리바이오틱스 가루를 얹어놓은 것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ISAPP은 신바이오틱스를 두 유형으로 나눕니다. 하나는 보완형(complementary)으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각각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두 성분이 서로 협력한다는 근거까지는 요구되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협력형(synergistic)으로, 기질이 함께 넣은 균주에 의해 선택적으로 이용되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임상 근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제품 고를 때 흔한 오해
'신바이오틱스'라고 적힌 제품을 보면 왠지 더 정교하게 설계된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완형인지 협력형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근거 수준이 다릅니다. 보완형은 각 성분이 개별적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면 되므로 개발이 비교적 수월하고, 협력형은 두 성분의 상호작용까지 임상으로 증명해야 해서 개발 난이도와 비용이 더 높습니다.
그렇다고 보완형이 열등한 것은 아닙니다. 각 성분이 검증된 균주와 검증된 기질이라면 보완형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라벨이나 제품 설명에 어떤 균주가 어떤 기질과 함께 들어있는지가 구체적으로 표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그냥 '신바이오틱스'라는 이름만 보고 고르는 것보다 실질적인 판별 기준이 됩니다.
셀프체크: 나에게 맞는 선택 순서
판단이 안 서면 이렇게 나눠보세요
이럴 때는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대부분 프리바이오틱스는 불편함이 있어도 복용을 멈추면 가라앉는 수준이지만, 아래 경우는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확인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국 프리바이오틱스와 신바이오틱스는 정의가 명확한 만큼, 라벨을 읽는 습관만 들이면 고르는 기준도 어렵지 않습니다. 소량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지켜보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는 순서면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