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에서 나온 화려한 수명 연장 결과가 SNS와 유튜브를 타고 퍼지면서, 니코틴아마이드모노뉴클레오타이드(NMN)는 항노화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 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은 어디까지 확인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체 임상에서 확인된 것은 혈중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타이드) 농도가 오른다는 것까지입니다. 동물에서 보인 수명 연장이나 노화 지연 효과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NMN이 NAD+로 바뀐다는 기전부터
NMN은 체내에서 NAD+로 변환되고, NAD+는 미토콘드리아에서 ATP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과 시르투인(sirtuin), PARP 같은 노화 관련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데 관여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NAD+ 농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를 보충하면 노화 관련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NMN 보충의 이론적 근거입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이미 화려한 결과가 나왔다
마우스, 나이 든 쥐, 초파리 같은 동물 모델에서 NMN 보충은 NAD+ 수치를 높였고 수명 연장, 건강 수명 개선, 근력 향상, 대사 건강 개선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온라인에서 'NMN=젊어지는 약'처럼 소개되는 배경입니다.
다만 동물 실험은 통제된 환경과 사람과는 전혀 다른 짧은 생명주기를 전제로 합니다. 동물에서 수명이 늘었다고 해서 사람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동물 데이터는 다음 연구를 위한 중요한 단서일 뿐, 그 자체로 사람에게 적용할 결론은 아닙니다.
그럼 사람에게서는 뭐가 확인됐나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진행된 인체 임상에서 NMN 경구 투여는 혈중 NAD+ 농도를 약 2배 증가시켰고, 하루 최대 900mg까지는 단기간 섭취 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임상들은 대부분 3주에서 12주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고, 동물 모델에서 보인 수명 연장이나 건강 수명 개선은 사람에게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혈중 NAD+ 농도 상승이 대리지표(surrogate endpoint)라는 점입니다. 혈중 영양소 농도가 올랐다고 실제 기능이 곧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듯, 혈중 NAD+ 수치가 오른 것과 실제로 노화가 지연되거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이 간극을 구분하지 않으면 '수치가 올랐으니 젊어졌다'는 과장된 해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임상은 어디를 보고 있나
현재 진행 중인 인체 NMN 임상 대부분은 건강한 사람의 '항노화'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즉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항노화 효과 자체를 검증하는 대규모 임상은 아직 없다는 뜻입니다. 신경퇴행질환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먼저 나와야 다음 단계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왜 건강기능식품이 아닐까
한국 식약처는 현재 NMN을 건강기능식품의 고시형 원료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성과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NMN 제품은 정식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으로 분류됩니다.
일반식품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마크나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표시를 붙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구매 전 제품 포장에 이 마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면 정식 인증 여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직구로 들여오는 제품은 국내 기준의 품질·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일반식품에 붙은 광고 문구, 얼마나 믿어야 할까
최근 식약처 적발 사례를 보면, 일반식품을 '체지방 감소', '면역력 강화' 등 건강기능식품처럼 오인시킨 광고가 97건(41.1%)에 달했습니다. NMN처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되지 않은 원료일수록 '항노화', '세포 회춘' 같은 과장된 표현이 붙기 쉬우니, 이런 문구가 있는 제품은 일단 의심하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작용과 용량
고용량(900mg 이상) NMN 섭취 시 두통, 오심, 소화 불편, 일시적인 혈압 변화 같은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런 데이터 역시 3주에서 12주 정도의 단기 임상에서 나온 것이라 장기 복용 안전성 자료는 아직 부족합니다. 기존 질환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시작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장기간 고용량을 복용한 임상 자료가 부족한 만큼, 처음부터 900mg에 가까운 고용량으로 시작하기보다는 제품에 표시된 용량 중 낮은 쪽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지켜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까
단기 임상에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900mg까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정식 표시를 갖춘 제품을 표준 용량으로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택은 아닙니다. 다만 '항노화'라는 기대를 걸고 고가의 제품에 큰돈을 쓰기보다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혈중 수치 변화까지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한 상태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나에게 필요할까? 자가 판단
아래에 해당할수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쪽입니다.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복용을 멈추고,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노화라는 화려한 기대보다 안전성 확인을 우선순위에 두는 편이 이 성분을 대하는 더 정직한 태도입니다.
NMN·NAD+는 기전 자체는 흥미롭고, 인체에서 NAD+ 농도를 올린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입니다. 다만 거기서 노화 지연이나 수명 연장까지 이어진다는 근거는 아직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신경퇴행질환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가 더 쌓일 때까지는, '항노화'라는 표현을 광고 문구가 아니라 진행 중인 가설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