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를 고르다 보면 포장 앞면에 '개별인정형 원료'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강조한 제품이 있고, 그냥 원료명만 담담하게 적힌 제품도 있습니다. 가격도 꽤 차이가 나서 뭐가 다른 건지 궁금해지기 마련입니다.
이 차이는 원료가 식약처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정받았는지에서 비롯됩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크게 고시형과 개별인정형, 두 가지로 나뉘고 각각 심사 방식과 표시할 수 있는 문구의 범위, 그리고 가격이 형성되는 배경까지 서로 다릅니다.
고시형 원료란 무엇인가
고시형 원료는 기능성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별도의 인정 절차 없이 식약처 건강기능식품공전에 고시된 약 100여 개의 원료를 말합니다. 정해진 식품제조 기준만 충족하면 별도 심사 없이 제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처럼 익숙한 원료 대부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정해진 규격만 지키면 어느 회사든 만들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그만큼 제품 종류와 가격대도 다양하게 퍼져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공전에 고시된 원료라고 해서 뒤처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기간 여러 제품을 통해 안전성과 사용 경험이 누적된 원료라는 뜻이고, 그만큼 가격도 안정적이고 공급도 꾸준한 편입니다.
개별인정형 원료란 무엇인가
개별인정형 원료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자체 개발한 기능성 원료를 식약처에 개별로 신청해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원료입니다. 그 회사만의 제조 공정과 임상 자료로 기능성을 입증했다는 뜻입니다.
심사 기간이 길고 비용도 고시형보다 훨씬 많이 들지만, 그만큼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성 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 개별인정형의 실질적인 장점입니다.
표에서 보듯 두 원료군은 심사의 깊이와 표시할 수 있는 문구의 구체성에서 갈립니다. 원료 하나를 고를 때 이 표를 기준으로 삼으면 라벨을 읽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왜 기업들은 굳이 개별인정형에 도전할까
고시형 원료만으로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별인정형 심사를 받는 이유는 차별화입니다. 이미 시장에 흔한 원료로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개별인정형으로 인정받으면 일정 기간 그 기능성 문구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쓸 수 있어 브랜드 경쟁력이 생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결국 더 세분화된 기능성 정보로 돌아옵니다. 뭉뚱그린 표현 대신 구체적인 신체 부위나 지표를 언급하는 문구를 볼 수 있는 것도 개별인정형 심사를 거친 원료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에 이 심사 비용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개별인정형 원료가 들어간 제품이 고시형 제품보다 비싸게 매겨지는 흐름도 이런 배경에서 나옵니다. 비싼 만큼 무조건 더 나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 구체적인 기능성 근거를 갖췄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개별인정형이 고시형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개별인정형 원료도 인정받은 지 6년이 넘고 품목제조신고가 50건 이상 쌓이면 고시형 원료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전환되면 다른 업체도 같은 원료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므로, 그 전까지의 기간이 사실상 개발 기업의 독점 기간인 셈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개별인정형으로 등장한 원료일수록 아직 소수 업체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나 고시형으로 넘어가면 시장에 비슷한 제품이 늘어나고 가격대도 넓어지는 흐름을 보이게 됩니다. 지금 비싸게 느껴지는 원료도 몇 년 뒤에는 흔한 성분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걸까
개별인정형이 고시형보다 무조건 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위가 아니라 성격이 다른 것입니다. 개별인정형은 그 회사가 자체 자료로 특정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라 새롭고 구체적인 경우가 많고, 고시형은 오랜 기간 여러 제품을 통해 검증이 쌓인 원료입니다.
개별인정형 표시가 붙은 제품이라면 그 회사가 인정받은 기능성이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같은 원료명이라도 회사마다 인정받은 기능성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라벨에서 확인하는 방법
지금 갖고 있는 제품이 어느 쪽인지 아래 순서로 확인해보세요.
판단이 안 서면 이렇게 나눠보세요
더 확인하고 싶다면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원료가 인정받은 방식과 표시할 수 있는 기능성 범위의 차이입니다. 라벨에서 표기 하나만 확인해도 이 제품이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원료라고 밀리는 것도, 새 원료라고 우월한 것도 아니라는 점만 기억해두면 다음 구매가 한결 쉬워집니다. 그래도 표시가 애매하거나 성분이 낯설다면 식품안전나라에서 원료명을 검색하거나 약사에게 직접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